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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감성으로 세상을 그린 고독한 뉴요커 No.3 에드워드 호퍼
글 : 최선호
2019.05.30
호퍼는 무엇을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뉴욕 5번가 빌딩의 숲 잠 못 이루는 밤에, 
 
커다란 유리창에 클로즈업된 인물들의 표정에서 나는 밤보다 더 깊은 어둠을 본다. 
 
깊고 푸른 카페의 불빛이 창밖으로 흘러내리는 밤 카페 종업원이 “오늘은 어떠셨나요. 
 
저는 힘든 하루였는데 사는 게…” 하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넨다. 말들은 침묵 중이다. 
 
유리창 너머 반대편 유리창에 비친 맞은편 건물의 짙푸른 침묵처럼 고독한 도시의 밤은
 
깊어만 간다.  
 
아우성도 없고 주장도 없는, 그저 단순한 정적만 감도는 이 한 장의 풍경에서 깊은 우수와
 
오랜 시간의 흔적이 느껴진다. 
 
인생이 무엇인지, 예술은 왜 필요한지 삶의 본질에 대한 의문이 맴돈다.
 
감동은 소리 없이 온다. 
 
소리치며 달려드는 뜻밖의 행운은 오래가지 않는다. 그런 기쁨은 로또같이 그저 살아가는
 
데 덤으로 받는 보너스다. 
 
오랜 바람과 깊은 슬픔은 사람들로 하여금 소리 없이 흐느끼게 하고, 사는 동안
 
두고두고 반추하며 그 순간을 기억하게 한다. 
 
고요, 정적, 고독, 외로움은 시린 세상살이에 또 다른 에너지다. 
 
호퍼는 맨해튼 워싱턴 스퀘어 노스 3번지 자신의 화실에서 1967년 5월 15일 화창한 봄날,
 
여든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신문은 그의 임종을 기억하며 경의를 표했고, 뉴스위크는 그를 “매우 낮선 화가이자 시인”
 
이라고 평가했다. 
 
낯설다니. 무엇이 그를 낯설게 만들었을까. 그의 작업장에서 느껴지는 고독, 간결함,
 
시공간에 대한 근심, 완결되지 않은 생각, 명상을 통해 단절된 고요함, 깊은 지성에서
 
풍기는 인상이 그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아니다. 그가 그린 세상이 우리에게 낯선 느낌을 주는 것은 분초의 시각을 다투는
 
바쁜 현대인의 삶과는 너무 다른 고독한 세상의 낯선 풍경 때문이다.
 
호퍼는 시인의 감성으로 세상을 그린 고독한 뉴요커였다.
 
 
 
 
   글 : 최선호(화가)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 동대학원

 

  -Newyork University 대학원 졸업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등 작품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