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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와 세잔
글 : 최선호
2019.06.20

엑상프로방스의 시내 세잔의 길을 따라 그의 삶을 느끼고, 그가 그린 생 빅트와르 산을 바라보며

그의 화실에서 그의 체취를 더듬고, 나아가 엑스 근교 비베뮤스의 채석장에서 세잔이 그린 곳을

따라가면서 화가의 눈과 시각을 확인하는 여행은 실로 행복하다.

엑스에 세잔을 찾는 관광객이 몰리자 베를린 필은 매년 7,8월 이곳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뜨거운 여름, 지중해의 태양과 거친 미스트랄 바람이 몰아치는 엑상프로방스는 베를린 필의 연주와

세잔의 그림이 어우러져 유럽문화의 또 다른 이정표를 만들어 간다.

중세풍의 한적한 도시 엑스의 상징처럼 버티고 서 있는 생 빅트와르 산이 프로방스의 뜨거운 여름을 달군다.

프로방스를 여행하면 누구나 강렬한 색채가 창출해 내는 빛의 현상을 경험할 것이다. 빛나는 태양과 푸른 하늘,

한낮에만 안개가 끼는 맑은 대기는 풍경을 거의 비실재적인 색채 속에 담근다.

그 빛은 대상에서 색채의 극대화를 야기한다.

사물의 내부에는 타오르는 빛깔이 있는 듯 보인다. 심지어 돌로 덮인 평범한 언덕, 자갈길 혹은 바위도

주변의 초목과 하늘의 색채를 빨아들이고 그것들로 빛을 발산한다. 이곳이 프로방스다.

프로방스는 예술가에게 선택된 곳이다.

1839년 엑상프로방스에서 태어나 줄곧 고향의 풍광을 화폭에 담은 세잔은 결코 자신과 멀어질 수 없는 이곳에

깊은 애착을 가진다. 세잔의 아버지는 엑스의 모직모자 판매상이자 수출업자로 시작해 은행가로

자수성가한  실용주의적인 사업가였고 아들이 예술가가 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고

법을 공부해 자신의 가업을 잇기를 원했다.

세잔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엑상프로방스대학 법학과에 입학했지만 2년간 공부하다가 포기하고

결국 1859년 엑스의 데생전문학교에서 그림수업을 시작으로 평생 고독한 화가의 길로 들어선다.

1861년 친구 에밀 졸라의 권유로 파리에 가게 된 세잔은 에콜 데 보자르에 낙방한 후 깊은 절망에

빠진 채 엑스로 돌아와 마지못해 아버지의 은행에서 일했지만,  두 해 전 아버지가 구입한

프로방스 군주의 옛 여름별장이었던 자 드 부팡에 작업실을 만들고 그림에 열중한다.

아버지는 세잔이 결코 자신의 은행을 이어받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보자르에서 수학하는 조건으로

두 번째 파리 행을 허락하지만 또 다시 낙방한다.

세잔의 그림은 당시 엄격한 관료주의와 고루함에 젖어있던 보자르에 적합하지 않았던 것이다.

 

 

 

   글 : 최선호(화가)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 동대학원

 

  -Newyork University 대학원 졸업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등 작품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