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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잔의 사과 No.3 폴 세잔
글 : 최선호
2019.06.27

세잔은 당시 파리 국립 미술학교 보자르에서 행해지는 교수법을 끔찍스럽게 생각했다. 
사진을 찍듯 정확한 시선으로 사물을 포착하는 방식이다. 
그것은 이성의 뒷받침 없이 눈의 지배만을 받는 손재주에 대한 경멸에서 나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하면 예술가의 철학이 부재하고 오직 손끝에서 나오는 재주와 기술에만 의존한 
‘달콤하고 예쁜 그림’에 대한 불만이기도 하다. 세잔은 그래서 자신이 그린 병들이 삐뚤어져

있거나 접시들이 원근법에 맞지 않아도 무관심한 척 했다. 
세잔은 정물화의 소재로 사과를 즐겨 선택했다. 사과는 세잔이 아니더라도 전통적으로

화가들의 즐겨 찾는 정물화 소재이다. 성경 속 에덴동산에서 사탄의 유혹으로 이브가

먹은 사과 때문에 시작된 원죄의 이미지나, 뉴턴이 땅으로 떨어지는 사과를 보고

만유인력법칙을 발견하여 과학의 신기원을 이룩한 사건 못지않게 세잔의 사과는

현대미술에서 중요하다. 

“나는 원통모양의 옆면을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 모든 사물은 공과 원통모양을 하고

삼각형 사각형 그리고 원으로 이루어졌다.” 
세잔은 자주 이렇게 말했다. 세잔은 사과처럼 공 모양이거나 원통 모양의 볼록한 물건뿐

아니라 벽이나 천장처럼 평평한 물건까지 이 명제에 포함시켰다.

세잔이 왜 사과가 놓여있는 테이블이나 평지를 그토록 집요하게 굴곡으로 표현하려 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세잔은 전통적인 공간구성과 결별하고 모든 현대 회화에 
새로운 길을 열고 사물을 새롭게 바라보는 관점을 잉태하고 있었다. 
세잔은 사과를 단순히 정물로 그리지 않고 자기가 생각한 사물의 법칙을 적용하여 분석하고

또 분석하여 새롭게 그려내었다. 
그것은 곧 세잔의 사과였다. 
세잔의 사과는 미술사의 혁명이다. 세잔의 어린 시절 친구 에밀 졸라가 학생들에게

놀림당하는 것을 도와주자 졸라는 그 고마움의 표시로 세잔에게 사과 한 개를 건네주었다. 
우정으로 시작된 사과와의 인연은 정물의 소재로 이어졌고 결국 피카소와 브라크로

대변되는 입체파의 선도 역할을 하는 새로운 그림을 창조했다. 
에밀 졸라에게 보낸 편지에 “나는 사과 한 개로 파리를 놀라게 하고 싶다”고 쓴 세잔은 
파리뿐만 아니라 세계를 놀라게 하였고 나아가 현대미술의 시작을 알렸다. 

 

 

 

 

   글 : 최선호(화가)

 

  -서울대 미술대학 회화과 동대학원

 

  -Newyork University 대학원 졸업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리움미술관 등 작품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