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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마을
글 : 최선호
2020.03.19

그림을 그린다. 한 남자가 그림에 일생을 바친다. 
마르크 샤갈( Marc Chagall 1887-1985),그에게서 그림은 
그의 삶이다. 사람들이 듣는 것처럼 샤갈은 본다. 
그리고 그린다. 사람과 새가 아무런 차이가 없고 당나귀가 하늘을 나는 
이 무중력한 상태의 나라에서는 모두 서커스를 하고 있고, 
사람들은 거꾸로 서서 걸으며 팔이 달린 수탉이 피리를 불고 
그늘아래 벌거벗은 여인이 누워 있는데 멀리 마을에서는 해와 달이 
금빛으로 동시에 물들어 있다. 세상을 거꾸로 보는 곡예사들, 
어릿 광대의 바이올린, 환영과 황홀함, 하늘에서 내리는 눈, 
모두 꿈속의 세상이다. 
세상 밖의 꿈속을 세상으로 꺼낸다. 
비로소 꿈밖은 온통 샤갈의 세상이다.
샤갈의 마을에 눈이 내린다. 눈은 시인 김춘수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처럼 
수천수만의 날개를 달고 하늘에서 내려와 샤갈의 마을의 지붕과 굴뚝을 덮고 
샤갈의 마을의 쥐똥만한 겨울 열매들은 다시 올리브빛으로 물이 들인다. 
샤갈의 마을 커다란 당나귀 눈동자 속으로 송이 같은 함박눈이 내린다.
마을이 온통 고요하다. 샤갈의 마을에는 당나귀가 살고 소와 염소 닭 물고기들이 
꿈과 함께 산다. 정오가 되면 커다란 괘종시계에서 오래된 종소리가 들리고, 
가난한 러시아 농부가 들려주는 집시풍 바이올린 선율이 가슴에 젖는다.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와 사랑하는 연인에게 전하는 꽃다발, 파리의 낭만 에펠탑 
그리고 가난한 러시아의 통나무집이 어우러진 샤갈의 고향마을에
눈이 내리고 있다. 
그림 속 풍경들이 모두 살아 나와 그림 밖에서 춤추고 샤갈은 그 속에서 
팔레트에서 붓으로 물감을 찍어 여러 겹 칠하고 있다. 
샤갈의 눈 내리는 마을은 따듯하다. 
꿈과 사랑 그리고 환희가 깃든다. 
시인의 감성이 눈송이처럼 점점 묻어난다.

 

 

    글 : 최선호

    -화가